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 사진 = 뉴스1 제공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성적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나란히 10조원 넘는 수주고를 올린 가운데, 최상위권 3개사가 10대 건설사 전체 수주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형사 사이에서도 수주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 25일 경남 창원 용호1구역 재건축(7381억원)을 수주하면서 올해 누적 수주액을 10조4686억원으로 늘렸다.
삼성물산이 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압구정4구역 재건축(2조1154억원)과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 재개발(1조8275억원),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2조2685억원) 등 서울 주요 사업장을 잇달아 확보한 결과다.
올해 누적 수주액 10조원을 넘어선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 곳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2조7315억원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수주액 10조5105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현대건설은 올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5조5610억원)을 시작으로 압구정5구역 재건축(1조472억원),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구역 재건축(5463억원)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 18일에는 공사비 2조6135억원 규모의 목동10단지 재건축사업까지 따내며 연초 제시했던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 12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반면 3위 이하 건설사들과는 격차는 멀어져만 간다.
GS건설은 올해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재개발과 송파한양2차 재건축 등을 수주하며 5조547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목표 수주액(8조원)의 69.3%를 달성했지만수주액 2위인 삼성물산과의 격차만 4조9209억원에 달한다.
중위권에서는 4조원대 수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4일 약 5264억원 규모의 이수신동아4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확보하며 누적 수주액 4조837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4조3530억원, 4조110억원의 수주고를 쌓았다.
뒤이어 IPARK현대산업개발이 총 2조2148억을 수주했으며 DL이앤씨가 1조286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611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월 주택 사업 수주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현재까지 신규 수주를 멈춘 상황이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합산 수주액은 23조2001억원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전체 수주액의 절반가량을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격차는 압구정과 성수, 목동 등 공사비가 조 단위에 이르는 주요 정비사업장의 시공권 확보 여부가 수주 실적을 크게 좌우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이 공사비와 사업성을 고려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핵심 사업장에 대한 수주 경쟁도 최상위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다만 연말까지 주요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남아 있어 최종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삼성물산은 다음 달 공사비 2조3762억원 규모의 목동13단지 재건축 시공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까지 수주하면 누적 수주액은 12조8449억원으로 늘어나 현재 현대건설의 수주액을 웃돌게 된다.
GS건설도 목동12단지 재건축(1조7888억원), 대우건설은 목동8단지 재건축(1조1119억원) 등을 통해 추가 실적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건설 역시 용산 한강로구역 등 주요 사업장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 중 극상위 기업으로 선호가 쏠리는 것은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핵심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대형사 중심의 수주 쏠림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